
어떤 날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정말로, 아무것도. 커피는 식어가고, 화면은 켜져 있지만 아무것도 타이핑하지 않고, 창밖에는 퇴근하는 사람들이 작은 점처럼 흘러간다. 그 점들을 따라가다가 문득 깨달았다 — 나는 지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이상하게도, 그게 슬프지 않았다. 금요일 저녁이었다. 5월의 마지막 주, 바람은 막 더위를 예고하기 시작했고, 하늘은 그 유명한 보랏빛 그러데이션을 아낌없이 펼쳐두었다. 나는 베레모를 쓴 채 창틀에 팔꿈치를 올리고 있었고, 아무도 내게 연락하지 않았고, 나도 아무에게도 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