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1일 글(전편 보러 가기)에서 우주방사선이 어떻게 양자컴퓨터 큐비트를 건드리는지, 그리고 왜 연구자들이 실험 장치를 지하 깊숙이 들어다 놓는지 이야기했어요. 한 줄 요약하자면, 우주에서 날아온 뮤온·감마선이 칩 내부에서 진동 에너지 폭풍을 일으켜 큐비트를 망가뜨리고, 지하에 두면 그 입자 수가 크게 줄어든다는 거였죠. 딱 거기까지가 전편의 이야기였어요.
그런데요. 지하에 묻는다고 끝이 아니에요. 오히려 그다음이 진짜 골치입니다. 오늘은 거기서부터 시작할게요.
왜 '동시에' 터지는 오류가 특별히 위험한가
양자컴퓨터 오류라고 하면 대부분 이런 그림을 떠올려요. 큐비트 하나가 살짝 흔들리고, 오류 정정 코드가 그걸 잡아내고, 계산은 계속된다. 마치 철자 하나 틀린 문자 메시지를 문맥으로 읽어내는 것처럼요. 실제로 양자 오류 정정 이론은 이 그림을 전제로 설계됩니다. 오류가 작고, 드물고, 서로 독립적이라는 조건이요.
그런데 우주방사선은 이 전제를 정면으로 깨부숩니다.
뮤온이나 감마선이 초전도 칩을 통과할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실제로 관측한 연구가 있어요. 2025년 Nature Communications에 실린 논문(원문 링크)은 63큐비트 초전도 프로세서를 써서, 우주선이 들어올 때 뮤온과 감마선이 준입자 폭주와 다중 큐비트 상관 오류를 직접 일으킨다는 사실을 눈으로 확인했어요. 단순히 추론이 아니라, 실제로 관측한 겁니다.
같은 해 같은 저널에 실린 또 다른 연구(원문 링크)는 10개 트랜스몬 큐비트 배열을 분석했더니, 측정된 상관 오류 사건의 17.1±1.3%가 우주선에서 비롯됐다는 수치를 내놨어요. 나머지는 다른 환경 잡음이지만, 우주선이 만들어내는 비율이 단순 무시하기엔 너무 크다는 거죠.
핵심은 이거예요. 우주선이 칩을 건드리면 오류 하나가 아니라, 여러 큐비트가 같은 순간에, 연쇄적으로 무너져요. 오류 정정 알고리즘은 이런 '넓게 번진 동시 오류'에 매우 취약합니다. 왜냐하면 오류가 독립적이라는 통계적 전제가 무너지기 때문이에요. 이건 2021년 npj Quantum Information 논문(원문 링크)이 정확하게 짚어낸 문제예요.
오류 정정의 맹점 — '독립 오류' 가정이 무너질 때
오류 정정 코드가 어떻게 동작하는지 아주 거칠게 설명해볼게요. 양자컴퓨터는 중요한 정보를 여러 큐비트에 분산 저장하고, 일부가 오류를 내도 나머지로 복원할 수 있게 설계돼 있어요. 마치 같은 메시지를 세 사람한테 보내두고, 한 명이 잘못 전달해도 나머지 둘로 원본을 복원하는 것처럼요.
이 전략이 작동하려면 오류를 일으키는 사건들이 서로 관계없이 무작위로 발생해야 해요. 세 사람이 '독립적으로' 실수를 해야 복원이 의미 있는 것처럼요.
그런데 우주선 한 방이 들어오면? 세 사람이 동시에 같은 실수를 해요. 분산 저장된 정보가 한꺼번에 오염되고, 어디가 원본인지 알 수 없게 돼요. 오류 정정 알고리즘이 '이건 오류가 아니라 원래 신호'라고 잘못 판단할 수도 있어요. 상관 오류는 오류 정정 체계가 감당할 수 없는 방식으로 번지기 때문에, 단순히 오류율이 높아지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뭘까요. 처음에는 당연히 '입자 자체를 차단하자'는 쪽으로 갔고, 그래서 지하 시설 이야기가 나왔죠.
지하의 한계 — 차단은 줄여줄 뿐, 없애주지 않는다
지하 깊은 곳에 두면 분명히 우주선 입자 수가 크게 줄어요. 이건 사실이에요. 그런데 두 가지 문제가 남습니다.
첫째, 뮤온 같은 일부 입자는 암반 수백 미터도 관통해요. 완전히 차단하려면 현실적으로 구현하기 어려운 깊이가 필요해요. 둘째, 앞서 소개한 Nature Communications 2025년 연구(원문 링크)가 명시했듯이, 초전도 갭 엔지니어링 같은 칩 자체의 개선이 충분히 발전하면 깊은 지하 시설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가능성이 있어요. 이 말을 뒤집으면, 지금은 지하가 유일한 수단이 아니라 '여러 수단 중 하나'로 자리가 바뀌고 있다는 얘기예요.
그러니까 지하는 포기가 아니라 '출발점'이에요. 거기에 더해 칩 자체가 충격을 흡수하고 흘려보낼 수 있도록 만들어야 진짜로 문제가 작아집니다. 그 방법들이 지금 연구실에서 실험되고 있어요.
칩이 스스로를 지키는 법 — 포논 배출·준입자 포획·갭 엔지니어링
이제 진짜 재밌는 부분입니다. 연구자들이 칩 설계 수준에서 시도하는 접근 세 가지를 하나씩 볼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