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서 갑자기 난리가 났습니다.
"이거 먹어봤어?" "어디서 파는 거야?" "품절이래!" 줄줄이 댓글이 달리고, 지인이 사진을 카톡으로 보내오고. 그런데 이상합니다. 광고를 본 기억이 없어요. TV에 나왔나? 유명인이 들고 다녔나? 아무것도 기억이 안 납니다. 그냥 어느 날 갑자기 '모두가 알고 있는 것'이 된 거예요.
이게 바로 요즘 마케팅의 핵심입니다. 광고처럼 안 보이는 광고. 밀어넣지 않는데 다들 알게 되는 것. 그리고 오늘 이걸 해부해드리겠습니다.
먹태깡은 어떻게 한 달 만에 200만 봉지를 팔았나
먹태깡이 출시 한 달 만에 200만 봉지를 팔았다는 건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이 숫자보다 훨씬 흥미로운 게 있어요. 이 과자, 처음엔 공식 광고를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퍼진 걸까요?
핵심은 "결핍"이었습니다. 초기에 유통 물량이 많지 않았어요. 편의점에 들어갔다가 못 찾고, 다른 편의점을 갔더니 또 없고. 그러면 어떻게 되냐고요? 사람들은 더 원하게 됩니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희소성 효과 — 갖기 어려울수록 더 갖고 싶어지는 인간의 본능입니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닙니다. 품절을 경험한 사람들이 SNS에 "또 없네", "드디어 구했다"를 올리기 시작합니다. 이게 콘텐츠가 됩니다. 브랜드가 돈 한 푼 안 쓴 광고가 수백, 수천 개 만들어지는 겁니다.
못 구했다는 게 이렇게 강력한 마케팅이 될 줄 몰랐어요.
여기서 중요한 개념 하나. FOMO — Fear Of Missing Out. 직역하면 "뒤처지는 것에 대한 공포"입니다. 다들 먹어봤는데 나만 모른다는 불안감, 모두가 아는 걸 나만 놓친다는 감각. 이게 클릭을, 구매를, 공유를 만들어냅니다. 먹태깡은 이 FOMO를 의도했든 아니든 완벽하게 자극했습니다.

"광고가 아닌 체험"이 훨씬 더 오래 남습니다
배달의민족이 성수동에서 팝업스토어를 열었을 때, 사람들이 줄을 섰습니다. 더운 날, 오래 기다려서, 미션 게임을 했습니다. 굳이 왜 그랬을까요?
바로 이겁니다. "내가 직접 해봤다"는 경험은 어떤 광고보다 강합니다.
마케팅에는 체험 마케팅(Experiential Marketing) 이라는 개념이 있어요. 소비자가 제품을 보거나 듣는 게 아니라, 직접 만지고 참여하게 만드는 전략입니다. 배민은 이를 통해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에 대한 신뢰를 쌓으려 했는데, 핵심은 간단했습니다. 사람들이 스스로 결론을 내리게 만든 거예요. "와, 진짜 신선하네"라는 말을 브랜드가 하면 광고고, 소비자가 하면 신뢰입니다.
그리고 그 경험을 한 사람들은? 사진을 찍고, 스토리에 올리고, 친구에게 보냈습니다.
바이럴 각이다! 이 순간이요. 브랜드가 "우리 좋아요"를 말하는 게 아니라, 소비자가 "나 이거 해봤는데 신기해"를 말하는 순간. 이게 지금 가장 강력한 마케팅 형식입니다. 이 소비자 참여 구조가 왜 이렇게 효과적인지는 이 글에서 더 깊이 다뤘습니다.
숏폼 영상 + 감성 = 요즘 브랜드 생존 공식
뷰티 브랜드 리파(ReFa) 와 패션 브랜드 아캄의 사례가 흥미롭습니다.
리파는 유명 연예인을 쓰지 않았습니다. 대신 팔로워 수천~수만 명 수준의 마이크로 인플루언서 — 팔로워가 아주 많지는 않지만 특정 주제에 열정적인 독자층을 가진 작은 크리에이터들 — 와 협업했습니다. 그리고 'Before & After' 형식의 콘텐츠를 올렸어요. 캠페인 3개월 만에 일 매출이 약 2배 이상 증가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왜 이게 됐을까요? 팔로워 100만 명 연예인이 올리면 "광고구나" 하고 지나칩니다. 근데 내가 팔로우하는 취미 계정, 뷰티 덕후 계정의 사람이 올리면? "오, 쟤가 실제로 써봤구나"가 됩니다. 신뢰의 크기는 팔로워 수와 비례하지 않습니다.
아캄은 더 흥미롭습니다. 이 브랜드는 제품 자체를 직접 밀지 않았어요. 대신 브랜드가 풍기는 분위기, 무드, 감성을 콘텐츠로 만들었습니다. 결과는? 2025년 상반기 매출 800% 증가. 수치가 참고자료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이 구조를 들여다보면 재밌어요. "이 브랜드 제품이 좋아"가 아니라 "이 브랜드 느낌이 좋아"가 먼저입니다. 그리고 그 느낌에 매료된 사람들이 팬이 되고, 팬이 고객이 되고, 고객이 다시 콘텐츠를 만들어냅니다. 이게 바로 팬덤 기반 브랜딩의 구조입니다.

빙그레가 '없는 대학교'를 만든 진짜 이유
빙그레의 '비밀학기' 캠페인은 제가 특히 좋아하는 사례입니다. 왜냐면 완전히 말이 안 되거든요. 그런데 그게 포인트예요.
현실에 없는 대학교 강의를 개설합니다. 메로나학과, 액설런트클럽. 수강 신청을 하면 그 클럽 배지가 붙은 '증명사진'이 나옵니다.
이걸 왜 했을까요? 왜 사람들은 이걸 공유했을까요?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정체성 표현. "나는 메로나파야"라고 말하는 건 그냥 과자 취향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취향을 가졌는지를 가볍고 재밌게 표현하는 겁니다. SNS에서 사람들이 공유하는 대부분의 콘텐츠는 결국 "나는 이런 사람이야"를 말하는 행위입니다.
둘째, 소속감. 클럽이라는 개념은 "우리"를 만듭니다. 메로나 클럽 사람들끼리 통하는 게 생기는 거예요. 브랜드가 팬덤의 경계를 그려준 겁니다.
바이럴 각이다! 사람들이 "나 메로나 클럽이야"라고 스스로 말하게 만들었으니까요. 이건 광고가 아닙니다. 이건 정체성 게임입니다.
이 원리는 사실 우리 일상 소비 전체에 깔려 있어요. 내가 어떤 카페를 가고, 어떤 브랜드 텀블러를 쓰고, 어떤 과자를 먹는지 — 그게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나를 설명하는 언어"가 된 지 꽤 됐습니다. 한국인의 이런 소비 변화를 숫자로 본 글도 있으니 궁금하시면 여기서 더 읽어보세요.
다음 바이럴의 법칙 — 이게 공유되는 이유를 알면 다 보입니다
오늘 살펴본 사례들을 꿰뚫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 구분 | 핵심 심리 | 소비자 행동 |
|---|---|---|
| 먹태깡 품절 현상 | FOMO (뒤처지기 싫다) | 구하러 돌아다니고, 구했다고 올린다 |
| 배민 팝업 체험 | 직접 해봤다는 확신 | 사진 찍고, 경험을 공유한다 |
| 마이크로 인플루언서 | 광고 아닌 추천처럼 느껴짐 | 믿고 사본다 |
| 아캄 감성 콘텐츠 | "나랑 취향 맞는 브랜드" | 팬이 되고, 자발적으로 퍼뜨린다 |
| 빙그레 비밀학기 | 정체성 표현 + 소속감 | "나 ○○파야" 하고 스스로 공유한다 |
보이시나요? 이 다섯 가지 모두, 결국 사람들이 자기 이야기를 하기 위해 브랜드를 사용한 겁니다.
마케팅의 마지막 목표는 "이 브랜드를 퍼뜨려 달라"가 아닙니다. "이걸 공유하면 내가 더 재밌어 보인다", "이걸 공유하면 내 취향이 설명된다", "이걸 공유하면 나도 그 무리에 들어간다" — 이 감각을 만드는 겁니다.
그러니까 다음번에 무언가를 공유하고 싶어질 때, 딱 한 번만 생각해보세요. "나는 이 정보를 전달하려는 건가, 아니면 '이런 사람'이라고 보이고 싶어서 올리는 건가?"
대부분의 경우, 답은 후자입니다. 그리고 그걸 먼저 설계한 브랜드가 결국 바이럴을 가져갑니다.
📎 참고한 자료
- 먹태깡 출시 한 달 200만 봉지 판매 관련 보도 (국내 식품·유통 매체)
- 배달의민족 성수동 팝업스토어 '계란 프라이 데이' 캠페인 관련 마케팅 업계 사례 소개
- 리파(ReFa) 마이크로 인플루언서 캠페인 3개월 성과 관련 마케팅 전문 매체
- 아캄 2025년 상반기 800% 매출 증가 관련 브랜드 마케팅 사례
- 빙그레 '비밀학기' 캠페인 관련 국내 마케팅 커뮤니티 분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