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신 귀에 너구리 라면이 달려 있다면, 오늘 글의 주인공입니다.
농심 너구리 포장지를 그대로 본떠 만든 귀걸이. 면발 모양을 귀에 거는 귀걸이. 쿠캣과 농심이 손잡고 내놓은 이 물건을 처음 봤을 때 대부분의 반응은 하나였습니다.
"이게 뭐야?" — 그리고 바로 스크린샷.
바이럴 각이다!
"이게 말이 돼?" 싶은 순간, 사람들은 공유부터 한다

생각해봅시다. 귀걸이를 산다고 하면 보통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나요? 반짝이는 금속, 예쁜 원석, 아기자기한 디자인. 근데 "라면" 이라니.
이 충돌이 핵심입니다.
마케팅에서 인지 부조화(Cognitive Dissonance) 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쉽게 말해, 내 머릿속에서 "어? 이거 어울리지 않는데?" 하는 순간 뇌가 갑자기 각성하는 현상입니다. 그리고 그 각성은 공유 욕구로 이어집니다. *"나만 보기 아깝다"*는 심리.
SNS에서 이런 콘텐츠가 퍼지는 건 알고리즘 덕도 있지만, 본질은 "이거 내 친구한테 보여줘야 해" 라는 인간의 원초적인 반응입니다. 알고리즘이란 건 SNS 플랫폼이 "어떤 콘텐츠를 더 많이 보여줄지" 자동으로 결정하는 시스템인데, 결국 그 알고리즘도 사람들이 많이 공유하고 반응하는 것을 우선 띄우게 되어 있거든요. 즉, 공유의 시작은 사람이고 알고리즘은 그걸 증폭시키는 스피커입니다.
쿠캣 X 농심의 너구리 귀걸이가 온라인에서 *"킹받는다"*는 말과 함께 퍼진 것도 같은 원리입니다 (출처: 고구마팜). 킹받는다는 건 짜증난다는 뜻이지만, 인터넷에서는 동시에 *"너무 웃겨서 공유하고 싶다"*는 감정과 거의 같습니다. 부정도 긍정도 아닌 "이 느낌 뭔데" 가 최고의 바이럴 연료입니다.
과자 포장지가 귀걸이가 되고, 물티슈가 되는 세상
이번 트렌드에서 눈에 띄는 또 다른 사례가 있습니다. 베베숲 X 해태의 물티슈 콜라보입니다.
베베숲이라는 아기용품 브랜드가 해태 스낵 패키지 디자인을 물티슈에 그대로 입혔습니다. 허니버터칩 패키지를 닮은 물티슈. 계란과자 포장지를 입은 물티슈. 사전예약부터 정식 판매까지 연속 완판을 기록했습니다 (출처: FN뉴스).
잠깐만요. 물티슈를 살 때 "패키지 예쁘다"는 이유로 산다고요?
예, 삽니다. 그리고 그게 이상한 게 아닙니다.
이 현상의 이름은 '뇌동 구매' 가 아니라 '맥락 전이' 입니다. 원래 맥락(허니버터칩 = 맛있다, 추억, 행복)이 전혀 다른 제품(물티슈)으로 슬며시 옮겨붙는 겁니다. 우리는 그 물티슈를 사는 게 아니라, 허니버터칩을 볼 때 느꼈던 그 감정을 사는 겁니다.
그러면 나는 "물건"을 산 게 아니라 "기억"을 산 것?
맞습니다. 정확히 그겁니다.
빙그레의 '소원왕국' 팝업스토어는 이 심리를 더 크게 확장한 사례입니다. '빙그레우스'라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왕실 세계관을 오프라인 공간에 구현했고, 약 3만 3천 명이 방문했습니다 (출처: 이코노미톡뉴스). 팝업스토어에서 구매한 제품은 단순한 과자가 아니었습니다. "내가 그 왕국에 갔다왔다"는 경험과 인증이었습니다.
이거, 사실 내 얘기입니다

솔직하게 물어볼게요.
최근에 "이게 왜 필요하지?" 싶었는데 사버린 적 있으신가요? 스타벅스 굿즈, 편의점 한정판, 앱에서 발견한 이상한 콜라보 아이템. 그 순간 당신은 제품을 산 게 아니라 "이걸 아는 사람" 이라는 정체성을 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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