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투썸플레이스 인스타그램에서 뭔가를 봤을 거예요.
귀여운 그림체의 파우치. 머그컵. 키링.
댓글에는 "어디서 살 수 있나요?", "이미 품절이에요" 가 넘쳐났고.
사람들은 커피를 사러 간 게 아니었어요.
굿즈를 사러 간 거였죠.
그리고 그 굿즈는, 열흘 만에 사라졌습니다.
커피 브랜드가 왜 인형을 팔까
<투썸플레이스>와 <키티버니포니>의 협업 굿즈 이야기를 들으면 처음엔 좀 이상해요.
커피 브랜드가 왜 캐릭터 굿즈를 파는 거지? 이게 마케팅이야, 장난감 가게야?
근데 딱 거기서부터가 시작이에요.
<투썸플레이스>와 <키티버니포니>는 2026년 1월부터 협업 굿즈를 출시했습니다(출처: ZDNet, 뉴스플릭스). 그리고 인기 굿즈는 출시 초반에 빠르게 품절. 지난해 재출시 때도 열흘 만에 동이 났죠.
이게 단순히 "귀여워서 잘 팔린" 게 아니에요.
커피 한 잔 사러 갔다가, 굿즈를 못 산 사람이 다음 주에 또 옵니다.
굿즈를 산 사람은 인증샷을 찍어서 피드에 올립니다.
그걸 본 사람은 나도 갖고 싶어서 매장에 갑니다.
커피가 굿즈를 팔아준 게 아니라, 굿즈가 커피를 팔아준 거예요.

"품절"은 실패가 아니라 전략이다
여기서 마케팅 용어 하나 나와요.
희소성 효과 — 쉽게 말해 "희귀하다고 느껴지면 더 갖고 싶어지는 심리"입니다.
인간의 뇌는 "아무 때나 살 수 있는 것"보다 "지금 안 사면 없어지는 것"에 훨씬 더 강하게 반응합니다. 진화적으로 봐도 그래요. 자원이 사라지기 전에 확보하려는 본능이거든요.
근데 브랜드들이 이걸 의도적으로 설계한다는 게 포인트예요.
충분히 만들 수 있는데, 일부러 조금만 만드는 경우가 있어요.
출시 일정을 한정하고, 재입고를 예측 불가능하게 만들고.
그 자체가 하나의 콘텐츠가 돼요.
"품절됐다"는 사실 자체가 SNS에서 뉴스처럼 퍼집니다. "지금 어디에 있대", "리셀(재판매) 가격이 얼마래" — 브랜드가 직접 광고를 안 해도 소비자가 알아서 퍼나르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거죠.
바이럴 각이다!
이게 요즘 가장 영리한 마케팅의 공식이에요.
브랜드가 소문을 내는 게 아니라, 소비자가 소문을 내도록 구조를 짜는 것.
줄을 서게 만드는 건 제품이 아니라 감정이다
<배달의민족>의 '배민 계란프라이데이' 팝업스토어를 생각해봐요.
2025년 5월, 성수동에서 열렸는데(출처: 고구마팜, 퍼블릭뉴스), 사람들이 거기 가서 뭘 했을까요?
맛있는 계란프라이를 먹으러 간 게 아니에요.
후라이팬 모양 짐쌕을 얻으러, 미니게임을 하러, 그리고 "나 여기 다녀왔어" 를 찍으러 간 거예요.
팝업스토어는 이제 매장이 아닙니다.
콘텐츠 제작 공간이에요.
사람들이 방문하고 → 사진을 찍고 → 피드에 올리고 → 그걸 본 사람이 또 가고 싶어지는 구조.
브랜드는 공간을 만들었을 뿐인데, 콘텐츠는 소비자가 만들어줍니다.
이걸 마케팅 용어로 UGC(User Generated Content) 라고 불러요 — 쉽게 말하면 "소비자가 직접 만들어서 퍼뜨리는 콘텐츠"입니다.
광고보다 훨씬 신뢰도가 높고, 비용은 거의 들지 않아요.
광고는 "우리 제품 좋아요"라고 브랜드가 말하는 것이고,
UGC는 "나 이거 사봤는데 진짜 좋더라"고 소비자가 말하는 거니까요.
당신이 어젯밤에 친구한테 "야, 이거 봐봐" 하고 보낸 링크 — 그게 바로 UGC예요.
그 행동 하나가, 브랜드 입장에서는 광고비 없는 광고였던 거예요.
이름 찾으러 편의점 세 군데를 돌았던 기억이 있다면, 그것도 같은 구조였어요. 브랜드가 당신을 움직이도록 설계한 거죠.
광고를 "잘 만든" 브랜드가 왜 이상하게 느껴지냐면
<정관장>의 신년 광고 얘기를 잠깐 할게요.
소비자 반응 중에 이런 게 있었어요: "정관장이 이렇게 광고를 잘 뽑았었나?" (출처: 고구마팜)
이 반응 자체가 이미 바이럴 요소예요.
왜냐고요?
기대치가 낮았던 브랜드가 예상을 뒤엎을 때, 사람들은 "이거 진짜야?" 하면서 주변에 퍼뜨리거든요.
이걸 기대 역전 효과라고 할 수 있어요.
"어? 이 브랜드가 이런 것도 해?" — 이 문장 자체가 공유 버튼을 누르게 만드는 힘이에요.

오래된 브랜드일수록, 이 전략이 더 강력하게 작동해요.
왜냐면 기대치 격차가 크거든요.
젊고 힙한 브랜드가 감각적인 광고를 만들면 "당연한 거 아니야?" 반응이 나와요.
근데 전통적인 브랜드가 그러면 — "잠깐, 이거 실화야?"가 나오고, 그게 곧 공유로 이어집니다.
바이럴 각이다!
결국, 내가 왜 그걸 공유했는지의 문제
지금까지 말한 것들을 정리하면 이래요:
| 전략 | 소비자 심리 | 왜 퍼지는가 |
|---|---|---|
| 한정 굿즈 / 품절 | 희소성 — "지금 아니면 없어" | 품절 사실 자체가 뉴스가 됨 |
| 팝업스토어 | 경험 욕구 — "나 여기 다녀왔어" | 인증샷이 자발적 광고가 됨 |
| 기대 역전 광고 | 놀라움 — "이 브랜드가 이걸?" | "봐봐, 이거 진짜야?" 반응이 공유를 만듦 |
세 개 다 결국 같은 지점으로 귀결돼요.
브랜드가 광고를 만드는 게 아니라, 소비자가 광고하고 싶어지는 상황을 만드는 것.
그래서 당신이 "나 이거 좋더라"고 친구한테 카톡을 보내는 순간, 당신은 이미 그 브랜드의 마케터가 된 거예요.
공짜로.
소비자의 여정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를 보면 이게 더 선명하게 보여요. 제품을 먼저 발견하는 곳이 SNS 피드로 바뀌었고, 그 피드의 대부분은 브랜드 광고가 아니라 지인의 인증샷이거든요.
다음 바이럴은 여기서 나온다
솔직히 말할게요.
2026년 하반기, 가장 강력하게 퍼질 마케팅의 공식은 이미 윤곽이 나왔어요.
사람들이 "직접 가서 확인하고 싶고", "사진 찍고 싶고", "친구한테 보내고 싶은" 감정을 건드리는 브랜드가 이긴다.
제품의 퀄리티가 나빠도 된다는 게 아니에요.
근데 요즘은, 제품이 아무리 좋아도 "공유할 이유"가 없으면 아무도 모르고 지나쳐요.
역으로 말하면 — 공유할 이유를 먼저 설계하고, 제품은 그 이유를 완성시켜주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는 거예요.
팝업스토어를 열기 어렵다면?
한정판 패키지 하나도 충분해요.
"이 패키지는 이번 달만"이라는 문장 하나로도, 희소성은 만들어지니까요.
우리가 자주 가는 카페, 자주 쓰는 앱, 자주 사는 브랜드들 —
그것들이 어느 날 갑자기 귀여운 굿즈를 내고, 팝업을 열고, 광고 톤을 바꾸는 건
그냥 해보는 게 아니에요.
줄을 서게 만드는 방법을 알고 있는 거예요.
그리고 우리는, 이미 그 줄에 서 있는 거고요.
📎 참고한 자료
- 배달의민족 '배민 계란프라이데이' 팝업스토어 관련 기사 — 고구마팜, 퍼블릭뉴스
- 투썸플레이스 × 키티버니포니 협업 굿즈 품절 관련 기사 — ZDNet, 뉴스플릭스
- 정관장 신년 광고 소비자 반응 분석 — 고구마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