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플랜 차장입니다.
요즘 로보택시 기사를 읽다 보면 머리가 좀 복잡해집니다. 월요일에는 "테슬라 무인 로보택시, 도시 확대"가 뜨고, 수요일에는 "웨이모, 3개 도시 추가 개시"가 뜹니다. 두 기사 모두 각자가 앞서고 있다는 톤이에요. 그런데 "그래서 지금 누가 얼마나 앞선 건데?"라고 물으면 답이 잘 안 나옵니다.
이럴 때 저는 기사 제목 말고 회사가 스스로 공개한 숫자를 봅니다. 홍보 문구는 회사가 원하는 대로 쓸 수 있지만, 실적자료에 실은 그래프와 정부가 웹에 올려둔 허가 명단은 그렇지 않거든요.
먼저 요구사항부터 정의해볼게요. 이 글에서 답할 질문은 두 개입니다. 하나, 웨이모와 테슬라는 정확히 어디서 갈라졌나. 둘, 그 차이가 나(독자)한테 뭘 뜻하나. 응원할 팀을 고르자는 얘기가 아닙니다. 앞으로 쏟아질 로보택시 뉴스를 혼자서 판독할 수 있게 되는 게 목표예요.
1. 지금 벌어진 일부터 — 숫자 두 개면 충분합니다
웨이모는 자기 홈페이지에 안전 대시보드를 상시 공개합니다. 여기 따르면 2026년 3월까지 운전석에 사람이 없는 상태로 2억 2,060만 마일을 달렸습니다. 그리고 6월에는 지금 일주일에 400만 마일 넘게 달리고 있다고 밝혔어요.
테슬라도 자기 숫자를 공개합니다. 2026년 2분기 주주 대상 실적자료에서 로보택시가 미국 7개 대도시권에서 운행 중이며, 유료 주행 누적이 약 250만 마일이라고 했습니다.
이 두 숫자를 나란히 놓으면 이렇게 됩니다.

테슬라 로보택시가 2025년 6월 오스틴에서 시작한 이래 1년 넘게 쌓은 유료 주행 거리를, 웨이모는 나흘 반이면 채웁니다. 250만을 하루치(400만÷7≈57만 마일)로 나누면 4.4일이 나와요.
여기서 바로 짚고 가야 할 게 있습니다. 두 숫자는 정의가 다릅니다. 웨이모 쪽은 '사람이 운전석에 없는 주행' 전체이고, 테슬라 쪽은 '요금을 받은 로보택시 주행'입니다. 마감 시점도 3월과 6월로 다르고요. 그래서 "88배 차이"처럼 딱 떨어지는 배수를 말하는 건 정직하지 않습니다. 제가 말할 수 있는 건 자릿수가 다르다는 것까지입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큰 얘기예요.
2. 왜 이렇게 벌어졌냐면, 애초에 요구사항이 달랐습니다
여기가 이 글의 핵심입니다. 두 회사는 같은 경주를 늦게/빨리 달린 게 아니에요. 애초에 서로 다른 문제를 풀기로 결정했습니다.
PM 일을 하다 보면 이런 상황을 자주 봅니다. 두 팀이 똑같이 "좋은 제품을 만들자"고 말하는데, 하나는 "이번 분기에 오류 0건"을 목표로 잡고 다른 하나는 "이번 분기에 10개 지역 오픈"을 목표로 잡아요. 그러면 6개월 뒤 두 팀의 결과물은 비교 자체가 안 됩니다. 지금 웨이모와 테슬라가 딱 그렇습니다.

웨이모의 요구사항은 "이 도시에서 사람보다 안전함을 증명한다"입니다. 그래서 센서를 세 종류나 겹쳐 씁니다. 라이다(레이저를 쏴서 되돌아오는 시간으로 주변 사물의 거리와 모양을 재는 장치), 레이더(전파로 앞차와의 거리·속도를 재는 장치), 그리고 카메라. 하나가 못 보는 걸 다른 게 보게 만드는 구조예요. 여기에 도시를 미리 정밀 측량해둔 지도를 얹어서, 실시간으로 본 것과 대조합니다.
대가는 비쌉니다. 웨이모 공동 CEO 드미트리 돌고프는 센서 묶음만으로 차 한 대에 10만 달러가 더 붙는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리고 새 도시를 열 때마다 측량과 검증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합니다.
테슬라의 요구사항은 "어느 도시든 싸게 깐다"입니다. 라이다도 레이더도 없이 카메라만 씁니다. 웨이모 공동 CEO는 카메라만으로는 부족하다고 공개적으로 반박했지만, 테슬라 논리도 단순명료합니다. 사람은 눈 두 개로 운전하니까 카메라로도 되어야 하고, 무엇보다 싸다는 것이죠.
이게 왜 중요하냐면요. 테슬라 방식이 통하면, 로보택시를 새 도시에 까는 비용이 사실상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비용으로 수렴합니다. 실제로 테슬라는 북미 신차의 55% 이상이 FSD 구독을 포함해 인도됐다고 밝혔어요. 도로 위에 이미 굴러다니는 차가 잠재적 로보택시 후보가 되는 구조입니다. 웨이모는 차를 한 대씩 사서 개조해야 하고요.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웨이모는 확실한 걸 비싸게 갖고 있고, 테슬라는 싼 걸 아직 확실하게 만들지 못했습니다. 어느 쪽이 이길지는 저도 모릅니다. 다만 지금 시점의 성적표를 같은 자로 재려고 하면 안 된다는 건 분명해요.
3. 현실 체크 — 홍보자료보다 허가 명단이 정직합니다
여기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자료를 꺼내겠습니다. 캘리포니아주 차량국(DMV)이 웹에 공개하는 자율주행 허가 보유자 명단입니다.
이 명단이 좋은 이유는, 회사가 "뭘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지"가 아니라 "뭘 해도 되는지" 를 알려주기 때문입니다. 보도자료는 마케팅팀이 쓰지만 이 명단은 규제 당국이 씁니다.

DMV 명단을 보면 허가가 세 단계로 나뉩니다.
- 운전자가 탄 채 시험 — 28개 회사가 갖고 있습니다. 'TESLA ROBOTAXI LLC'도 여기 있어요.
- 운전자 없이 시험 — 6개 회사뿐입니다. 웨이모는 있고, 테슬라는 없습니다.
- 상업 배치 — 3개 회사뿐입니다(메르세데스벤츠 R&D, 뉴로, 웨이모). 테슬라는 없습니다.
말로 하면 잘 안 와닿으니 실제 명단을 보시죠.

운전석을 비우고 시험할 수 있는 회사는 여섯 곳뿐입니다. 오토모·뉴로·텐서·웨이모·위라이드·죽스. 테슬라는 여기 없습니다.
즉 캘리포니아에서 테슬라는 아직 운전석을 비운 채 손님을 태울 수 없습니다. 물론 미국은 주마다 제도가 달라서, 텍사스나 애리조나에서의 운행 여부는 이 명단과 별개입니다. 그래도 미국에서 가장 까다로운 시장의 관문을 누가 통과했는지는 알려주죠.
이건 기술 얘기가 아니라 일정 얘기입니다. PM 언어로 옮기면, 웨이모는 세 관문을 다 통과해서 다음 마일스톤(이정표)으로 넘어갔고, 테슬라는 아직 1번 관문에 서 있는 겁니다. 관문이란 게 원래 그렇습니다. 실력이 아무리 좋아도 순서를 건너뛸 수는 없어요.
4. 이 싸움에 한국 회사가 깊이 끼어 있습니다
여기서부터가 한국 독자에게 진짜 중요한 대목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026년 8월 26일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아이오닉5 기반 웨이모 로보택시를 올해 4분기부터 인도한다고 밝혔습니다. 차는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HMGMA)에서 현지 부품망으로 만들고, 이 차들이 2027년부터 로보택시 서비스의 해외 확장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어요.

웨이모 쪽에서도 확인이 됩니다. 7월 8일 공식 블로그에서 자율주행 전문 인력이 탑승한 상태로 아이오닉5 함대를 늘려가며 주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무인 운행 전 검증 단계라는 뜻입니다.
공급 규모에 대해서는 5만 대·25억 달러 수준이라는 보도가 나왔지만, 이건 두 회사 어느 쪽도 공식 확인한 숫자가 아닙니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규모를 단정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확정된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큽니다. 미국 로보택시 1위 사업자가 굴릴 차를 한국 회사가 만듭니다.
여기서 앞의 2절이 되살아납니다. 웨이모의 "비싼 하드웨어" 전략은 누군가는 그 차를 대량으로 만들어줘야 성립합니다. 테슬라는 자기 차를 자기가 만드니까 그 파트너가 필요 없고요. 두 회사의 요구사항 차이가 결국 한국 제조업에 일감이 오느냐 마느냐로 이어지는 겁니다. 로보택시 뉴스가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닌 이유예요.
참고로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자회사 모셔널을 통해 자체 로보택시 서비스도 준비 중입니다. 웨이모에 차를 대면서 동시에 자기 서비스도 하는, 양다리 전략이죠. PM 입장에서 보면 아주 합리적입니다. 어느 방식이 이길지 모를 때는 양쪽에 다 발을 걸쳐두는 게 맞아요.
5. 앞으로 어떻게 흐를까 — 양쪽 다 올해 넘어졌습니다
여기까지만 읽으면 "웨이모 압승"으로 들릴 텐데,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2026년에 두 회사 모두 발을 헛디뎠어요.

웨이모 쪽. 5월에 침수된 도로로 진입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문제로 미국 내 약 3,800대를 리콜했습니다. 고속도로 운행도 공사로 폐쇄된 구간에 들어간 사례가 나오면서 5월에 세웠다가, 7월 29일 피닉스부터 다시 열었습니다. 2년 사이 네 번째 리콜이었어요. 앞서 있다는 게 다 됐다는 뜻은 아닙니다.
테슬라 쪽. 2026년 1월 오스틴에서 안전 감시원 없는 차량이 나왔을 때, 그 뒤를 따라가며 지켜보는 테슬라 차량이 함께 목격됐습니다. 감시원을 없앤 게 아니라 자리를 옮긴 셈이죠. 그리고 성장 속도도 문제입니다. 테슬라가 실적자료에 실은 누적 그래프를 구간별로 뜯어보면 1분기와 2분기 증가분이 각각 약 90만 마일로 같습니다. 누적선은 계속 올라가는데 실제 속도는 제자리였던 거예요.
이 대목이 이 글에서 가장 실용적인 부분입니다. 누적 그래프는 성장이 완전히 멈춰도 계속 올라갑니다. 회사가 누적만 보여준다면, 그건 구간 수치가 예쁘지 않다는 신호일 수 있어요. 이건 로보택시만의 얘기가 아닙니다. 여러분이 다니는 회사의 주간 보고서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그래서 앞으로 볼 지점은 이렇게 정리됩니다. 웨이모는 9월 1일 덴버·샌디에이고·탬파를 열어 14개 도시가 됐고, 4분기에 아이오닉5가 들어오면 함대 확장 속도가 한 단계 올라갑니다. 테슬라는 사이버캡이 기가팩토리 텍사스에서 생산에 들어갔고 7월부터 사내 시승을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각자 다음 카드가 명확해요. 관전 포인트는 "누가 먼저 하느냐"가 아니라 "각자가 약속한 걸 지키느냐"입니다.
6. 그래서 내일부터 뭘 보면 되나
먼저 요구사항부터 정의해볼게요. 여러분에게 필요한 건 로보택시 전문가가 되는 게 아니라, 기사 하나를 30초 안에 판독하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확인 항목이 짧아야 합니다. 네 개면 충분해요.

첫째, 운전석이 비었나. 그리고 뒤차도 없나. "무인 주행 시작"이라는 문구는 서로 다른 세 상태를 뭉뚱그립니다. 앞자리에 직원이 앉은 상태, 운전석만 비운 상태, 뒤따르는 감시 차량까지 없는 상태. 세 번째만 진짜 무인입니다.
둘째, 누적 숫자인가 이번 기간 숫자인가. 앞 기간 수치를 빼보면 5초 만에 나옵니다.
셋째, 허가 명단에 이름이 올라갔나. 캘리포니아 DMV 페이지는 누구나 열 수 있습니다. 회사 발표보다 이쪽이 정확합니다.
넷째, 사고 비교의 분모가 같은가. 같은 도시, 같은 기간, 같은 도로를 달린 사람 운전자와 비교했는지 봅니다. 시내만 도는 차와 고속도로까지 타는 차를 나란히 놓으면 어느 쪽으로든 숫자를 만들 수 있어요.
한국에서 실제로 로보택시를 타는 건 아직 먼 얘기입니다. 하지만 아이오닉5 이야기에서 봤듯이, 이 산업의 방향은 이미 한국 제조업·고용·주식에 닿아 있습니다. 판독법을 익혀두는 건 그래서 지금 값어치가 있어요.
자주 묻는 것
Q. 그래서 지금 누가 이기고 있나요?
운행 실적만 보면 웨이모가 압도적으로 앞섭니다. 14개 도시, 주 400만 마일, 누적 2억 마일 이상이고 상업 허가도 있습니다. 다만 테슬라가 노리는 건 순위가 아니라 원가 구조라, "지금 지고 있다"와 "앞으로 진다"는 다른 얘기입니다.
Q. 라이다가 그렇게 중요한가요?
논쟁 중인 사안입니다. 웨이모는 라이다·레이더·카메라를 겹쳐 쓰는 게 안전 마진(여유분)을 만든다는 입장이고, 테슬라는 비용과 확장성 때문에 카메라만으로 가겠다는 입장이에요. 확실한 건, 지금까지 운전석을 비우고 상업 운행 허가를 받은 쪽은 센서를 겹쳐 쓴 회사들이라는 사실입니다.
Q. 한국에서도 곧 탈 수 있나요?
현대차는 아이오닉5 로보택시가 2027년부터 해외 확장을 가능하게 한다고 했지만, 국가별 제도와 허가 절차가 남아 있습니다. 시점을 못 박은 발표는 아직 없습니다.
Q. 테슬라를 사면 로보택시로 돈을 벌 수 있나요?
그건 아직 회사가 약속한 그림이지 현재 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2분기 기준 유료 로보택시 주행은 회사가 직접 운영하는 함대에서 나온 누적 250만 마일 수준입니다.
정리
- 웨이모는 일주일에 400만 마일을 달립니다. 테슬라 로보택시의 누적 전체(약 250만 마일)를 4.4일이면 채웁니다.
- 격차의 원인은 실력 차가 아니라 요구사항 차이입니다. 웨이모는 "증명"을, 테슬라는 "원가"를 목표로 잡았습니다.
- 캘리포니아 DMV 명단에서 테슬라는 아직 1단계(운전자 탑승 시험) 까지입니다. 무인 시험·상업 배치 허가는 없습니다.
- 웨이모 로보택시용 아이오닉5가 4분기부터 조지아 공장에서 인도됩니다. 이 산업은 한국 제조업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 양쪽 다 넘어졌습니다. 웨이모는 3,800대 리콜과 고속도로 중단, 테슬라는 감시 차량 논란과 분기 증가분 정체.
- 뉴스 판독은 네 가지로 충분합니다. 운전석과 뒤차 / 누적인가 구간인가 / 허가 명단 / 비교의 분모.
이 두 회사 이야기를 더 파보고 싶다면, 런 사원이 쓴 테슬라 사이버캡 분석과 그 후속편을 같이 보시면 좋습니다. 핸들 없는 차가 어떻게 규제를 통과했는지가 거기 자세히 나와 있어요.
상표 고지: 테슬라·웨이모·현대자동차의 상표와 로고는 각 사 소유입니다. 이 글은 설명을 위해 인용했습니다.
참고한 자료
공식 출처
- Waymo Safety Impact 대시보드 — 누적 rider-only 주행 2억 2,060만 마일, 도시별 주행거리, 사고 감소율 (2026년 3월 기준)
- Waymo 공식 블로그 — 안전 데이터 업데이트 — 주 400만 마일 (2026년 6월 24일)
- Waymo 공식 블로그 — 덴버·샌디에이고·탬파 개시 — 14개 도시 (2026년 9월 1일)
- Waymo 공식 블로그 — 4개 도시 무인 운행 준비 및 아이오닉5 주행 (2026년 7월 8일)
- Tesla 2026년 2분기 주주 대상 실적자료 (SEC 8-K 첨부) — 7개 대도시권 운행, 누적 유료 주행, 사이버캡 생산 개시, FSD 부착률
- 캘리포니아 DMV 자율주행 허가 보유자 명단
- 현대자동차그룹 2026 CEO 인베스터 데이 보도자료 — 아이오닉5 웨이모 로보택시 4분기 인도 (2026년 8월 26일)
비판적 시각·검증
- Electrek — 테슬라 자체 그래프로 본 로보택시 성장 정체
- Electrek — 감시원을 없앤 게 아니라 뒤차로 옮겼다
- Electrek — 웨이모 공동 CEO의 카메라 전용 방식 비판
- CNBC — 웨이모 3,800대 리콜 (NHTSA 리콜 26E-026)
- TechCrunch — 웨이모 고속도로 운행 재개
웨이모, 테슬라, 현대자동차의 상표는 각 사 소유입니다.


